영덕 가볼만한곳을 검색하면 열에 아홉은 강구항 대게거리로 직행합니다. 대게 한 상 푸짐하게 먹고, 항구 한 바퀴 돌고, 그대로 고속도로에 오르는 코스죠. 그런데 영덕은 강구에서 끝나는 동네가 아닙니다. 남쪽 삼사리에서 북쪽 병곡 고래불까지 해안선이 40km 넘게 이어지고, 그 사이에 등대·풍력단지·트레킹 길·600년 된 고택 마을이 흩어져 있습니다. 이 글은 대게만 먹고 오기엔 아까운 여행자를 위해 영덕 대표 명소 8곳을 남쪽에서 북쪽으로 잇는 동선으로 정리했습니다. 어디서 시간을 아끼고 어디서 천천히 걸어야 하는지, 요금과 운영 정보까지 순서대로 짚습니다.

행정구역으로 보면 영덕군은 7번 국도가 남북으로 관통하고, 해안을 따라서는 918번 지방도 ‘대게로’가 강구항과 축산항을 잇습니다. 즉 큰 줄기 두 개가 나란히 달리는 셈이라, 명소를 지도에 찍히는 대로 오가면 같은 길을 여러 번 되짚게 됩니다. 여행 계획의 핵심은 단순합니다. 남쪽 강구에서 시작해 북쪽 병곡까지 한 방향으로만 올라가는 것. 이 원칙 하나만 지켜도 하루가 훨씬 여유로워집니다.
영덕 가볼만한곳, 이렇게 묶으면 하루가 편하다
8곳을 위치에 따라 세 권역으로 나눴습니다. 권역 안에서는 걸어서 또는 5~10분 이동으로 묶이고, 권역과 권역 사이는 차로 15~25분 거리입니다. 아래 표를 먼저 훑고 본문으로 내려가면 동선이 머릿속에 그려집니다.
| 권역 | 대표 명소 | 이동 방식 | 추천 체류 |
|---|---|---|---|
| 남부 (강구·삼사) | 강구항 대게거리, 삼사해상공원 | 차 | 1~2시간 |
| 중부 (해맞이·창포) | 영덕해맞이공원·창포말등대, 풍력발전단지 | 차 + 도보 | 1시간 |
| 북부 (축산·영해·병곡) | 블루로드 B코스, 축산항, 고래불해수욕장, 괴시리 전통마을 | 도보 + 차 | 2~3시간 |
강구·해맞이 권역 — 대게거리에서 시작하는 코스
1. 강구항과 영덕대게거리

강구항은 영덕 여행의 출발점이자 영덕대게의 최대 집산지입니다. 항구 안쪽 영덕대게거리에는 200m 남짓한 길을 따라 대게·홍게 전문점이 빽빽하게 늘어서 있습니다. 여기서 반드시 구분해야 할 게 있습니다. 다리가 가늘고 살이 꽉 찬 대게(눈대게)와, 색이 붉고 값이 저렴한 홍게(붉은대게)는 완전히 다른 종입니다. 최상급인 박달대게는 마리당 가격이 붙는데, 시세가 크게 출렁이므로 반드시 수조 앞에서 무게를 저울로 확인하고 마리당·kg당 가격을 흥정한 뒤 앉는 것이 기본입니다. 강구항은 예능·드라마 촬영지로도 알려져 항구 산책만 해도 그림이 나옵니다.
2. 삼사해상공원과 경북대종

강구항에서 남쪽으로 차 5분 거리, 언덕 위에 삼사해상공원이 있습니다. 이곳의 상징은 경상북도 개도(開道) 100주년을 기념해 세운 대형 범종 경북대종입니다. 정해진 시간에 타종 체험을 운영하기도 하니, 방문 전 영덕군 관광 안내를 통해 그날의 운영 정보를 확인하면 좋습니다. 공원 자체는 넓지 않아 이면 전망대와 산책로를 돌 수 있고, 바다 쪽으로 탁 트인 조망 덕분에 일출·일몰 사진 명소로 꼽힙니다. 강구에서 대게를 먹고 남쪽으로 잠깐 내려왔다가 다시 북상하는 코스가 자연스럽습니다.
3. 영덕해맞이공원과 창포말등대
다시 강구에서 북쪽으로 올라가면 창포리 해안 언덕에 영덕해맞이공원이 펼쳐집니다. 이곳의 주인공은 창포말등대입니다. 흰 등탑을 대게 집게발이 감싸 올린 모양으로 디자인해, 영덕 하면 떠오르는 대표 이미지가 된 등대죠. 등대 아래로는 데크 산책로가 해안 절벽을 따라 이어져, 파도가 바위에 부딪히는 쪽빛 파도
를 코앞에서 볼 수 있습니다. 해맞이공원이라는 이름답게 일출 명소로 유명하지만, 낮에 들러 산책로만 걸어도 충분히 값어치를 합니다.
4. 영덕 풍력발전단지
해맞이공원에서 임도를 따라 언덕 위로 더 올라가면 영덕 풍력발전단지가 나옵니다. 능선을 따라 늘어선 거대한 흰색 풍력발전기 수십 기가 돌아가는 풍경이 이국적이라, 인증샷 명소로 통합니다. 발전 규모는 수십 MW급으로 국내 대규모 육상 풍력에 속합니다. 홍보관과 산책로, 캠핑장이 함께 조성돼 있어 아이와 함께라면 바람개비 같은 풍력기를 배경으로 한참을 놀 수 있습니다. 해맞이공원 → 풍력단지는 한 언덕에 이어진 코스이므로 반드시 묶어서 보는 것을 권합니다.
축산·블루로드 권역 — 걸어야 보이는 바다
5. 블루로드 B코스 ‘푸른 대게의 길’

영덕 블루로드는 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트레킹 길로, 전체 약 64km가 A·B·C·D 네 개 코스로 나뉩니다. 그중 가장 인기 있는 구간이 축산항을 중심으로 한 B코스 ‘푸른 대게의 길’입니다. 바다를 오른쪽에 끼고 갯바위와 솔숲, 해상 데크를 번갈아 걷는 길이라, 영덕의 해안을 발로 느끼기에 가장 좋습니다. 전 구간 완주는 부담스럽고, 축산항에서 경정 방향으로 1~2시간만 걷다가 돌아오는 방식이면 대게 여행 사이에 무리 없이 끼워 넣을 수 있습니다. 길 곳곳에 이정표와 스탬프 지점이 있어 초보자도 길을 잃을 걱정이 적습니다.
6. 축산항과 죽도산 전망대
축산항은 강구항과 함께 영덕 대게의 양대 집산지입니다. 강구가 북적이는 관광 항구라면, 축산은 조금 더 어촌 본연의 분위기가 남아 있습니다. 항구를 품은 작은 산 죽도산에는 전망대가 있어, 데크 계단이나 임도를 따라 오르면 축산항과 블루로드 해안선이 한눈에 내려다보입니다. 정상까지는 천천히 걸어 가량이며, 대게철에는 항구에 갓 들어온 대게를 강구보다 조금 더 차분하게 고를 수 있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영해·병곡 권역 — 백사장과 옛 마을
7. 고래불해수욕장
북쪽 병곡면으로 올라가면 고래불해수욕장이 나옵니다. ‘명사 20리(약 8km)’로 불리는 긴 백사장이 특징으로, 국내에서 손꼽히는 규모입니다. 모래가 곱고 수심이 완만해 여름 가족 물놀이에 특히 잘 맞습니다. ‘고래불’이라는 독특한 이름은, 고려 말 학자 목은 이색이 이곳에서 고래가 물을 뿜으며 노니는 모습을 보고 붙였다는 이야기에서 왔다고 전해집니다. 백사장이 워낙 길어 사람이 몰려도 한적한 자리를 찾기 쉽다는 점도 매력입니다.
8. 괴시리 전통마을

영해면에 자리한 괴시리 전통마을은 바다 여행에 지친 눈을 쉬어 가기 좋은 곳입니다. 영양남씨 집성촌으로, 조선시대 기와 고택 수십 채가 골목을 따라 보존돼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돼 있습니다. 앞서 등장한 고려 말 학자 목은 이색이 태어난 곳이기도 해서, 해안의 화려한 풍경과는 결이 다른 고요한 시간을 담고 있습니다. 담장 사이 좁은 골목을 천천히 걷다 보면, 대게와 바다로만 기억하던 영덕에 또 다른 얼굴이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영덕 여행 실전 팁 — 교통·주차·먹거리
영덕은 오랫동안 차 없으면 다니기 힘든 곳
으로 통했지만, 2024년 말 동해선 철도가 개통하면서 사정이 달라졌습니다. KTX-이음이 정차하는 영덕역이 생겨, 열차로 접근한 뒤 시내버스나 택시로 강구항까지 이동하는 방법이 현실적인 선택지가 됐습니다. 다만 명소 사이를 자유롭게 오가려면 여전히 자가용이나 렌터카가 편합니다.
| 시기·상황 | 추천 명소 | 메모 |
|---|---|---|
| 대게철 (겨울~봄) | 강구항·축산항 | 수조 저울 확인 후 흥정은 필수 |
| 여름 물놀이 | 고래불해수욕장 | 수심 완만, 가족 단위 적합 |
| 일출·사진 | 해맞이공원·창포말등대 | 동틀 무렵 도착 권장 |
| 걷기 여행 | 블루로드 B코스 | 축산항 기점 왕복이 무난 |
| 비 오는 날·조용한 곳 | 괴시리 전통마을 | 실내 대신 골목 산책 위주 |
주차는 강구항 대게거리 공영주차장과 해맞이공원 주차장을 거점으로 삼으면 편합니다. 성수기 주말 강구항은 오전 만 넘어도 혼잡해지니, 대게로 점심을 계획했다면 이른 시간에 도착해 자리를 먼저 잡는 편이 낫습니다. 먹거리는 대게 외에도 물가자미회, 홍게라면, 그리고 영덕의 특산인 영덕 복숭아를 여름철에 곁들이면 좋습니다.
하루 코스로 압축한다면 아래 순서를 추천합니다.
- 오전: 강구항 도착 → 대게거리에서 이른 점심 → 삼사해상공원 전망대
- 낮: 해맞이공원·창포말등대 산책 → 풍력발전단지 인증샷
- 오후: 축산항으로 이동 → 블루로드 B코스 일부 걷기
- 해질 무렵: 여름이면 고래불해수욕장, 그 외 계절이면 괴시리 전통마을
자주 묻는 질문
Q. 영덕 대게는 언제 먹어야 제철인가요? 대게는 보통 늦가을부터 이듬해 봄까지가 제철로 꼽힙니다. 자원 보호를 위한 금어기가 있어 여름에는 신선한 대게를 만나기 어렵고, 이 시기에는 홍게(붉은대게)가 대안이 됩니다.
Q. 강구항과 축산항 중 대게는 어디가 나은가요? 품질 차이보다 분위기 차이가 큽니다. 강구항은 상가가 밀집해 선택지가 많고 북적이며, 축산항은 조금 더 한적하게 고를 수 있습니다. 두 곳 모두 수조에서 무게를 확인하고 값을 정한 뒤 앉는 것이 핵심입니다.
Q. 차 없이 대중교통으로 영덕 여행이 가능한가요? 2024년 말 동해선 개통으로 영덕역에 KTX-이음이 정차해 접근성은 좋아졌습니다. 다만 역과 명소 사이 이동은 시내버스 배차가 촘촘하지 않아, 택시를 병행하거나 강구항 위주로 동선을 압축하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Q. 영덕 블루로드는 완주하는 데 얼마나 걸리나요? 전체 약 64km라 하루에 완주하기는 어렵습니다. 여행 삼아 걷는다면 축산항을 기점으로 B코스 ‘푸른 대게의 길’을 1~2시간 왕복하는 방식이 가장 부담이 적습니다.
Q. 영덕해맞이공원 일출을 보려면 몇 시에 가야 하나요? 계절에 따라 일출 시각이 달라지므로, 방문일 기준 일출 시각을 확인하고 그보다 30분 일찍 도착해 자리를 잡는 것을 권합니다. 겨울은 대략 오전 7시 전후, 여름은 5시 전후로 빨라집니다.
Q. 아이와 함께라면 어디를 넣는 게 좋을까요? 풍력발전단지(넓은 잔디·바람개비 풍경)와 여름철 고래불해수욕장(완만한 수심)이 아이 동반에 특히 잘 맞습니다. 걷기 코스는 블루로드 데크 구간처럼 평탄한 곳만 짧게 골라 걷는 것이 좋습니다.
함께 보면 좋은 글
- 울진 가볼만한곳 8곳 — 영덕 바로 위, 이어서 붙이기 좋은 동해안 이웃 여행지
- 안동 가볼만한곳 8곳 — 내륙으로 방향을 틀어 묶는 경북 코스
- 묵호 가볼만한곳 7곳 — 차 없이 반나절로 도는 동해안 항구 여행
정리하면, 영덕 가볼만한곳은 강구항 대게 한 상으로 끝내기엔 아까운 명소가 남에서 북으로 촘촘히 이어집니다. 대게거리에서 출발해 삼사해상공원과 창포말등대, 풍력단지를 지나 블루로드를 걷고, 고래불 백사장과 괴시리 고택에서 하루를 마무리하는 동선이면 영덕의 바다와 옛 마을을 골고루 담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