믹서 하나 들여놓고 처음 토마토를 갈아본 사람이 가장 먼저 겪는 장면은 비슷하다. 방금 갈았을 때는 걸쭉하고 빨갛던 잔이, 30분쯤 지나 다시 보면 위는 흐린 주황빛 물, 아래는 가라앉은 과육으로 두 층이 갈려 있다. 맛도 밍밍하고 어딘가 풋내가 돈다. 이건 믹서가 약해서도, 토마토가 나빠서도 아니다. 토마토 안에 들어 있는 효소가 갈리는 순간부터 일을 시작하기 때문이다. 토마토쥬스 만드는법은 이 효소를 언제 멈추느냐에 따라 크게 다섯 갈래로 갈린다. 각 방식이 어떤 질감과 어떤 흡수율을 내는지, 어떤 상황에 어울리는지를 순서대로 정리한다.

갈아둔 토마토쥬스가 30분 만에 층이 갈리는 이유
토마토 세포벽에는 펙틴이라는 다당류가 들어 있다. 펙틴은 물을 붙잡아 과육을 걸쭉하게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문제는 같은 세포 안에 PME와 PG라는 두 효소가 함께 들어 있다는 점이다. 토마토가 온전한 상태에서는 효소와 펙틴이 서로 다른 칸에 갇혀 있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런데 칼로 자르거나 믹서 날이 세포를 부수는 순간, 갇혀 있던 효소가 펙틴과 만난다. PME가 먼저 펙틴의 메틸기를 떼어내고, 뒤이어 PG가 그 펙틴 사슬을 토막 낸다. 사슬이 짧아지면 물을 붙잡는 힘이 사라진다. 토마토를 갈고 20~30분이 지나면 눈에 띄게 묽어지고 위아래가 갈리는 건 이 두 효소가 만든 결과다.
식품 가공 현장에서는 이 현상을 다루는 두 가지 방식을 오래전부터 구분해 불러 왔다.
- 핫브레이크 — 으깬 직후 85℃ 이상으로 빠르게 올려 효소를 죽인다. 펙틴이 살아남아 점도가 유지되고 층 분리가 거의 없다. 대신 신선한 풋향은 옅어진다.
- 콜드브레이크 — 75℃ 아래에서 처리한다. 효소가 계속 살아 있어 점도는 낮아지지만, 생토마토 특유의 향과 산뜻함은 그대로 남는다.
집에서 만드는 토마토쥬스도 정확히 같은 갈림길에 선다. 걸쭉하고 안 갈리는 잔을 원하는지, 산뜻하고 가벼운 잔을 원하는지부터 정하면 아래 다섯 가지 중 무엇을 고를지가 자연히 정해진다.
토마토 고르기 — 어깨에 초록빛이 남았다면 절반은 손해

토마토의 붉은색을 만드는 색소가 리코펜이다. 색이 곧 함량이라고 봐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 농촌진흥청 국가표준식품성분표 기준 완숙 토마토 100g은 수분이 약 94.3%, 열량은 18kcal 안팎이고 비타민 C는 20mg 수준이다. 그런데 이 값은 완숙 상태에서의 이야기다. 개화 후 50일째 완전히 붉어진 토마토의 비타민 C가 10일째보다 일곱 배 가까이 높다는 농촌진흥청 자료도 있다.
국내 마트에서 파는 토마토는 유통 중 무름을 막으려고 대개 덜 익은 상태로 출하된다. 그래서 매대에서 고를 때 다음 세 가지를 본다.
- 꼭지 주변(어깨)의 색 — 여기까지 붉게 물들었는지가 완숙의 신호다. 노란빛이나 초록빛이 남아 있으면 리코펜이 아직 덜 찼다.
- 무게감 — 같은 크기라면 묵직한 쪽이 과육이 촘촘하다. 가벼우면 속이 비어 즙이 적게 나온다.
- 꼭지의 상태 — 꼭지가 싱싱한 초록이면 수확한 지 얼마 안 됐다는 뜻이다. 마르고 갈색이면 오래된 것이다.
덜 익은 토마토를 사 왔다면 버릴 필요는 없다. 신문지에 싸서 실온 그늘에 2~3일 두면 후숙된다. 냉장고에 바로 넣으면 후숙이 멈추고 향 성분도 둔해지므로, 완전히 붉어진 다음에 냉장으로 옮기는 편이 낫다. 방울토마토와 일반 토마토 중 무엇이 유리한지는 토마토 vs 방울토마토 비교에 100g 기준 수치로 정리해 두었다.
가격은 계절을 크게 탄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가격 정보 기준으로 완숙 토마토는 여름 성수기에 1kg 3천 원대까지 내려가고, 한겨울에는 두 배 가까이 오른다. 토마토쥬스를 매일 마실 계획이라면 값이 내려간 철에 사서 손질해 냉동해 두는 쪽이 현실적이다.
갈기 전 손질 — 꼭지·껍질·씨를 어떻게 할지

손질에서 갈리는 지점은 세 곳이다.
꼭지 심은 반드시 도려낸다. 꼭지와 그 아래 하얀 심 부분에는 토마틴을 비롯한 쓴맛 성분이 남아 있고 조직이 질겨 믹서에서도 잘 갈리지 않는다. 칼끝을 비스듬히 찔러 원뿔 모양으로 파내면 된다. 이 한 단계만으로 완성된 잔의 풋내가 눈에 띄게 줄어든다.
껍질은 선택이다. 껍질에는 식이섬유와 리코펜이 함께 들어 있어 영양만 보면 남기는 쪽이 유리하다. 다만 믹서로는 껍질이 완전히 갈리지 않아 혀에 걸리는 조각이 남는다. 목 넘김이 신경 쓰인다면 끓는 물에 10~15초 데친 뒤 찬물에 옮기면 껍질이 저절로 밀려 벗겨진다. 꼭지 반대쪽에 십자로 칼집을 내두면 훨씬 쉽다.
씨는 남기는 편을 권한다. 씨 주변의 젤리 같은 부분에 감칠맛 성분인 글루탐산이 몰려 있어, 이걸 걷어내면 맛이 밋밋해진다. 다만 씨는 껍질보다 쓴맛이 강하므로, 아주 맑고 깔끔한 잔을 원한다면 착즙기를 쓰거나 마지막에 체로 거르는 편이 낫다.
손질하고 남은 자투리는 버리지 말고 볶음이나 소스에 쓴다. 활용법은 토마토요리 기본 쪽이 자세하다.
토마토쥬스 만드는법 ① 생으로 갈기 — 3분이면 끝나는 기본형

가장 빠르고 손이 적게 가는 방식이다. 아침에 시간이 없을 때, 생토마토의 산뜻한 향을 그대로 마시고 싶을 때 쓴다.
- 완숙 토마토 2개(약 360g)를 씻고 꼭지 심을 도려낸다.
- 3~4cm 크기로 썬다. 통째로 넣으면 날이 헛돌면서 아래쪽만 갈린다.
- 믹서에 넣고 30~40초만 돌린다. 오래 돌릴수록 공기가 섞여 거품이 생기고 산화가 빨라진다.
- 바로 잔에 따라 마신다.
핵심은 갈고 나서 5분 안에 마시는 것이다. 효소가 살아 있는 상태라 시간이 지날수록 묽어지고 층이 갈린다. 반대로 말하면, 마시기 직전에 갈면 층 분리는 애초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물은 넣지 않아도 된다. 토마토는 수분이 94%가 넘어 그 자체로 충분히 흐른다. 그래도 뻑뻑하다면 물을 붓기보다 토마토를 한 개 더 넣는 편이 맛이 산다. 신맛이 거슬리면 설탕 대신 소금 한 꼬집을 넣는다. 소금은 신맛의 날을 눌러 단맛을 도드라지게 하는데, 설탕과 달리 당류를 늘리지 않는다.
토마토쥬스 만드는법 ② 데쳐서 갈기 — 층 분리를 막는 방식
앞서 설명한 핫브레이크를 집에서 흉내 내는 방법이다. 갈아서 냉장고에 두고 며칠 나눠 마실 계획이라면 이 방식이 정답에 가깝다.
- 토마토 4개(약 720g)를 꼭지만 도려내고 4등분한다.
- 냄비에 담고 뚜껑을 덮어 중불에서 5~7분 익힌다. 물은 넣지 않는다. 토마토에서 즙이 나와 저절로 잠긴다.
- 표면이 부글부글 끓기 시작하면 2분 더 둔다. 이 구간에서 온도가 85℃를 넘어가며 효소가 멈춘다.
- 한 김 식힌 뒤 믹서에 넣고 40초 간다. 껍질이 신경 쓰이면 이때 체에 한 번 내린다.
이렇게 만들면 냉장 보관 이틀이 지나도 층이 거의 갈리지 않는다. 가열 중 수분이 8~10% 날아가면서 자연히 농축되기 때문에 맛도 더 진하다. 대신 생토마토 특유의 풋풋한 향은 상당 부분 사라지고, 익힌 토마토 특유의 둥근 단맛이 자리를 대신한다. 이 차이를 손해로 볼지 이득으로 볼지는 취향에 달렸다.
가열하면 비타민 C는 일부 손실된다. 다만 토마토는 산도가 높아 비타민 C가 비교적 잘 버티는 편이고, 뒤에서 설명할 리코펜 쪽 이득이 이를 상쇄한다.
토마토쥬스 만드는법 ③ 올리브유 한 스푼 넣고 가열 — 흡수를 노리는 방식

리코펜은 지용성 색소다. 물에 녹지 않기 때문에 생토마토를 그냥 갈아 마시면 상당량이 흡수되지 못하고 지나간다. 여기에 더해 리코펜은 전(全)트랜스형과 시스형이라는 두 가지 입체 구조를 갖는데, 생토마토에는 전트랜스형이 많고 사람 혈액과 조직에서는 시스형이 우세하다. 시스형이 장에서 훨씬 잘 흡수된다는 뜻이다.
이 둘을 한 번에 해결하는 것이 기름과 함께 가열하기다. 열은 전트랜스형을 시스형으로 바꾸고, 기름은 바뀐 리코펜을 녹여 잡아 둔다. 1992년 가열 처리한 토마토주스를 마셨을 때만 혈중 리코펜이 올라갔다
는 슈탈과 지스의 연구가 이 조합의 근거로 지금까지 인용된다. 당시 실험에서는 옥수수유 1%를 넣고 한 시간 끓인 주스가 쓰였다.
- 토마토 4개를 4등분해 냄비에 담는다.
-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 1작은술(5mL)을 두르고 뚜껑을 덮어 중약불에서 10~15분 익힌다.
- 주걱으로 가볍게 으깨며 저어 준다. 기름이 붉은 색으로 물들면 리코펜이 녹아 나온 신호다.
- 식힌 뒤 믹서로 갈고, 원하면 물 100mL를 섞어 농도를 맞춘다.
올리브유 1작은술은 약 45kcal다. 열량은 늘지만 이 방식이 리코펜을 실제로 몸에 들이는 데는 가장 유리하다. 기름 맛이 부담스럽다면 올리브유 대신 아보카도 반 개나 우유 100mL를 넣어도 지방이 같은 역할을 한다. 지방을 곁들여야 흡수되는 다른 사례는 당근주스 만들기의 베타카로틴 항목과 원리가 같다.
토마토쥬스 만드는법 ④ 착즙기로 내리기 — 맑고 가벼운 잔
저속 착즙기(원액기)를 쓰면 껍질·씨·굵은 섬유가 찌꺼기로 빠지고 맑은 즙만 남는다. 시판 제품 같은 매끈한 목 넘김을 원할 때 고르는 방식이다.
다만 두 가지는 감안해야 한다. 첫째, 수율이 낮다. 토마토 무게의 60% 안팎만 즙으로 나오고 나머지는 찌꺼기로 빠진다. 같은 한 잔을 만들려면 토마토가 훨씬 많이 필요하다. 둘째, 빠져나가는 찌꺼기에 식이섬유와 껍질의 리코펜이 함께 실려 나간다. 맑은 잔을 얻는 대신 영양의 일부를 내주는 셈이다.
착즙기를 쓴다면 저속형이 유리하다. 고속 회전은 열과 공기를 함께 만들어 산화를 앞당긴다. 남은 찌꺼기는 버리지 말고 카레나 볶음밥, 미트소스에 섞으면 그대로 쓸 수 있다.
토마토쥬스 만드는법 ⑤ 냉동 토마토로 갈기 — 사계절 슬러시형
제철에 싸게 사둔 토마토를 얼려 두고 쓰는 방식이다. 얼었다 녹는 과정에서 세포벽이 물리적으로 부서지기 때문에, 오히려 생토마토보다 즙이 잘 나온다.
- 완숙 토마토를 씻어 물기를 완전히 닦고 꼭지를 도려낸다.
- 통째로 또는 4등분해 지퍼백에 겹치지 않게 펴 담아 냉동한다.
- 쓸 때는 흐르는 물에 10초 헹구면 껍질이 손으로 밀려 벗겨진다. 얼린 토마토의 껍질 벗기기는 데치기보다 쉽다.
- 반쯤 녹은 상태로 믹서에 넣고 간다. 물을 넣지 않으면 슬러시에 가까운 질감이 나온다.
냉동 보관 기간은 2~3개월이 무난하다. 그 이상 두면 냉동 화상으로 향이 빠진다. 얼린 토마토는 해동하면 물러져 생으로 먹기는 어렵지만, 갈아 마시거나 익혀 쓰는 용도로는 아무 문제가 없다.
다섯 가지 방식, 무엇이 어떻게 다른가
| 방식 | 수율 | 층 분리 | 리코펜 흡수 | 어울리는 상황 |
|---|---|---|---|---|
| ① 생으로 갈기 | 약 95% | 빠름(20~30분) | 기본 | 바로 마실 때, 향 중시 |
| ② 데쳐서 갈기 | 약 88% | 거의 없음 | 중간 | 2~3일 나눠 마실 때 |
| ③ 기름+가열 | 약 84% | 거의 없음 | 높음 | 리코펜이 목적일 때 |
| ④ 착즙기 | 약 60% | 중간 | 낮음 | 맑은 목 넘김을 원할 때 |
| ⑤ 냉동 토마토 | 약 93% | 빠름 | 기본 | 제철에 사둔 재고 소진 |
표를 한 줄로 줄이면 이렇다. 바로 마실 거면 ①, 만들어 두고 마실 거면 ②, 영양이 목적이면 ③. ④와 ⑤는 장비와 재고 사정에 따른 선택지다.
토마토 몇 개면 한 잔이 나올까
토마토 개수와 방식을 넣으면 완성 용량과 열량, 당류를 계산하고 같은 용량의 시판 가당 주스와 비교해 준다. 마트에서 몇 개를 담아야 할지 가늠할 때 쓰면 된다.
토마토쥬스 분량·열량 계산기
토마토 개수와 만드는 방식을 고르면 완성 용량·열량·당류를 계산하고, 같은 용량의 시판 가당 주스와 비교해 줍니다. (완숙 토마토 1개 180g 기준)
국가표준식품성분표의 완숙 토마토 100g 값(18kcal·당류 2.6g·나트륨 5mg)을 기준으로 한 추정치입니다. 품종·완숙도·물기에 따라 달라집니다.
시판 토마토주스와 직접 간 잔은 무엇이 다른가
시판 제품을 굳이 나쁘게 볼 이유는 없다. 대량 생산 라인은 대부분 핫브레이크 공정을 쓰기 때문에 점도가 안정적이고, 살균을 거쳐 유통기한도 길다. 다만 라벨을 뒤집어 확인할 항목이 두 가지 있다.
- 나트륨 — 토마토 자체의 나트륨은 100g당 5mg 수준으로 거의 없다시피 하다. 그런데 시판 제품은 맛을 잡으려고 소금을 넣는 경우가 많아 200mL 한 팩에 100~200mg대가 들어가기도 한다. 무염·저염 표기 제품이 따로 나오는 이유다.
- 당류 — 100% 착즙이라고 표기해도 농축과즙을 되돌린 제품이면 당류가 꽤 높다. 가당 제품은 200mL당 당류가 두 자릿수까지 올라간다. 반면 토마토만 갈면 360g(2개)에 당류가 9g 남짓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가공식품 나트륨 함량을 제품 앞면에 비교 표시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매대에서 두 제품을 나란히 두고 100mL당 나트륨을 비교하면 차이가 금방 보인다. 직접 가는 쪽의 가장 큰 이점은 리코펜 함량이 아니라, 소금과 설탕을 내가 정한다는 점이다.
보관 — 냉장 몇 시간, 냉동 몇 주
완성된 토마토쥬스는 살균을 거치지 않은 생주스다. 보관 기준을 넉넉하게 잡으면 안 된다.
- 생으로 간 것 — 냉장 24시간 안에 마신다. 층이 갈렸다면 흔들어 마셔도 되지만, 시큼한 냄새가 올라오면 버린다.
- 데치거나 가열한 것 — 밀폐 유리병에 담아 냉장 2~3일. 뜨거울 때 병에 담고 뚜껑을 닫아 식히면 병 안이 음압이 되어 조금 더 간다.
- 냉동 — 얼음틀에 큐브로 얼리면 1개월까지 무난하다. 한 큐브가 대략 30mL라 필요한 만큼만 꺼내 쓰기 좋다.
보관 용기는 유리가 낫다. 리코펜은 지용성 색소라 플라스틱에 붉게 착색되고, 한번 밴 색은 잘 지워지지 않는다. 페트병에 담아 흔들어 마시는 습관이라면 이 점을 감안한다.
이런 경우에는 양을 조절한다
토마토쥬스가 누구에게나 무조건 좋은 건 아니다. 다음에 해당하면 하루 한 잔 안쪽으로 조절하는 편이 안전하다.
- 위산 역류가 잦은 사람 — 토마토는 산도가 높아 하부식도괄약근을 자극할 수 있다. 특히 공복에 마시면 속쓰림이 심해지는 경우가 있다.
- 신장 기능이 떨어진 사람 — 토마토는 칼륨이 많은 채소에 속한다. 칼륨 제한을 받고 있다면 주치의와 양을 상의한다.
- 혈액 관련 약을 복용 중인 사람 — 채소·과일 섭취량이 갑자기 크게 늘면 약효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매일 마실 계획이라면 미리 확인한다.
- 돌 이전 아기 — 산도가 높아 입 주변에 접촉성 발진이 생기기 쉽다. 이유식에서는 익혀서 소량부터 시작한다.
드물게 토마토를 매일 다량으로 오래 먹으면 손바닥이 옅은 주황빛으로 물드는 리코펜 침착이 나타나기도 한다. 건강에 해롭지는 않고 섭취를 줄이면 원래대로 돌아온다.
자주 묻는 질문
Q. 토마토쥬스에 설탕을 넣으면 안 되나요? 안 될 건 없지만 순서를 바꿔 보길 권한다. 소금 한 꼬집을 먼저 넣어 보고, 그래도 시면 그때 단맛을 더한다. 소금은 신맛의 날을 눌러 원래 있던 단맛을 드러내는 역할을 해서, 설탕보다 적은 양으로 같은 효과를 낸다.
Q. 껍질째 갈면 정말 영양 차이가 큰가요? 껍질에는 과육보다 리코펜 농도가 높고 식이섬유도 몰려 있다. 다만 믹서로는 껍질이 잘게 갈리지 않아 세포벽 안의 리코펜이 그대로 지나가는 경우도 많다. 껍질을 남길 거라면 기름과 함께 가열하는 ③번 방식과 묶는 편이 실속이 있다.
Q. 아침 공복에 마셔도 되나요? 위가 튼튼하면 문제없다. 다만 토마토는 산도가 높아 공복에 예민한 사람은 속쓰림을 겪는다. 이 경우 우유나 무가당두유를 100mL 섞으면 산이 완충되고, 지방이 더해져 리코펜 흡수에도 유리하다.
Q. 방울토마토로 갈아도 되나요? 된다. 오히려 방울토마토가 100g당 리코펜과 당도가 더 높은 경우가 많다. 다만 껍질 비율이 커서 갈았을 때 껍질 조각이 더 많이 느껴지고, 꼭지를 하나하나 떼야 해서 손이 많이 간다.
Q. 갈아서 층이 갈렸는데 상한 건가요? 상한 것과 층 분리는 다르다. 층 분리는 효소가 펙틴을 끊어 낸 물리적 현상이라 흔들면 다시 섞인다. 상했을 때는 신 냄새 대신 알코올 같은 발효취가 나고 표면에 거품이 계속 올라온다. 냄새가 이상하면 층 분리 여부와 관계없이 버린다.
Q. 믹서와 착즙기 중 하나만 산다면요? 토마토쥬스만 놓고 보면 믹서가 낫다. 수율이 훨씬 높고, 데치거나 가열한 토마토를 그대로 갈 수 있으며, 씻기도 쉽다. 착즙기는 맑은 즙이 꼭 필요할 때 의미가 있다.
마무리
토마토쥬스 만드는법에서 갈림길은 결국 하나다. 믹서 날이 세포를 부순 뒤 효소를 언제 멈추느냐. 바로 마실 거라면 멈출 필요 없이 생으로 갈아 5분 안에 비우면 되고, 며칠 두고 마실 거라면 85℃를 넘겨 효소를 죽이고 갈면 된다. 리코펜을 실제로 몸에 들이는 것이 목적이라면 기름 한 술을 더한다. 나머지는 취향과 장비의 문제다.
여기에 하나만 덧붙이자면, 매대에서 어깨까지 붉게 물든 토마토를 고르는 일이 조리법보다 앞선다. 덜 익은 토마토는 어떤 방식으로 갈아도 그만큼의 붉은색밖에 내주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