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뼈 처음 사 온 사람이 꼭 챙길 감자탕레시피 7가지

감자탕레시피를 그대로 따라 했는데 국물이 멀겋고 뼈에서 누린내가 남는다면, 원인은 양념 배합보다 핏물 빼기와 초벌 삶기에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식당은 큰 솥에 등뼈를 수십 킬로그램씩 넣고 오래 우려 저절로 진해지지만, 집에서는 1~2kg으로 같은 농도를 내야 해서 순서 하나만 어긋나도 맛이 확 갈린다. 정육점에서 등뼈를 처음 사 온 사람이 실제로 막히는 지점만 골라, 재료 고르는 기준부터 마무리 볶음밥까지 순서대로 정리했다.

감자탕 재료·양념 계산기

먹을 인원과 국물 스타일을 넣으면 등뼈 무게·감자 개수·물 양·양념장 비율과 핏물 빼기·삶는 시간을 한 번에 계산합니다.

※ 등뼈는 뼈 무게가 절반 이상이라 살코기 기준으로 환산하면 표시량의 40% 정도입니다. 정육점·마트 포장 단위가 보통 1kg이므로 계산 결과는 100g 단위로 반올림해 표시합니다. 물 양은 냄비 지름과 뚜껑 여닫는 횟수에 따라 10~15% 증발하므로, 중간에 부족하면 끓는 물로만 보충하세요. 조리 시간·칼로리는 참고용 추정치입니다.

집에서 끓인 감자탕이 밍밍해지는 이유

집 감자탕이 실패하는 방식은 의외로 몇 가지로 정해져 있다. 첫째는 국물이 맹물에 고춧가루만 푼 것처럼 겉돈다는 점, 둘째는 살점을 씹을 때 특유의 누린내가 훅 올라온다는 점, 셋째는 감자가 다 뭉개져 국물이 걸쭉한 죽처럼 변한다는 점이다. 세 가지 모두 재료를 잘못 사서 생기는 문제가 아니라 순서와 시간에서 생기는 문제다.

감자탕 국물의 진한 맛은 등뼈 사이 골수와 연결 조직의 콜라겐이 녹아 나오면서 만들어진다. 이 성분은 중약불로 40분 이상 유지될 때 서서히 빠져나오는데, 센 불로 20분 끓이고 마는 경우 뼈는 익어도 국물은 우러나지 않은 상태로 끝난다. 반대로 처음부터 뚜껑을 꽉 닫고 센 불로 몰아붙이면 지방이 급하게 유화되면서 국물이 뿌옇고 텁텁해진다.

누린내는 뼈 안쪽에 남은 핏물과 골수 찌꺼기에서 나온다. 마트 진공포장 등뼈는 겉면이 깨끗해 보여도 뼈 구멍 안쪽에는 응고된 피가 그대로 들어 있다. 이걸 빼지 않고 양념부터 하면 어떤 향신 재료를 넣어도 냄새를 덮기만 할 뿐 없애지 못한다. 아래 계산기로 인원수에 맞는 재료 양과 시간표를 먼저 잡아두면, 장 보는 단계에서부터 실패 확률이 크게 줄어든다.

등뼈 고르기, 정육점에서 확인할 세 가지

냄비에 돼지 등뼈와 감자, 팽이버섯, 대파, 들깨가루를 올려 끓이기 직전 상태로 담아 둔 감자탕 재료
Figure 1. 끓이기 전 세팅. 등뼈를 바닥에 깔고 감자와 채소를 위에 올리는 배치가 국물이 고르게 우러나는 기본형이다. Photo: Wikimedia Commons

감자탕용 등뼈는 돼지의 등뼈를 토막 낸 부위로, 정육점에서는 흔히 감자뼈라고 부른다. 같은 등뼈라도 어느 쪽을 토막 냈느냐에 따라 살 비율이 크게 달라지므로, 살 때 확인할 것은 세 가지다.

  • 살이 붙은 면적 — 뼈 옆면에 붉은 살이 손가락 두 마디 정도 붙어 있는 것이 좋다. 뼈만 허옇게 보이는 토막은 국물용으로는 괜찮아도 뜯어 먹을 게 없다.
  • 토막 크기 — 한 손에 잡히는 6~8cm 정도가 적당하다. 너무 크면 냄비에서 국물에 잠기지 않고, 너무 잘면 살이 부스러져 국물에 흩어진다.
  • 절단면 상태 — 톱밥처럼 부서진 뼛가루가 많이 묻어 있으면 헹굼 단계에서 특히 신경 써야 한다. 이 가루가 남으면 국물이 모래 씹히듯 거칠어진다.

양은 1인당 400g 정도가 기준이다. 뼈 무게가 절반을 넘기 때문에 실제 살코기는 150~180g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 4인 가족이면 1.6kg, 대개 마트 포장 단위가 1kg이므로 2팩을 사서 조금 넉넉하게 잡는 편이 낫다. 국내산 냉장 등뼈는 100g당 1,200~1,800원 선에서 형성되는데, 명절 직후나 김장철에는 시세가 오르내리므로 가격만 보고 급하게 고르기보다 살 붙은 상태를 먼저 보는 편이 실속 있다.

핏물 빼기, 시간보다 물 갈이 횟수

핏물 빼기에서 가장 흔한 오해가 오래 담가둘수록 좋다는 것이다. 실제로는 담가둔 절대 시간보다 물을 몇 번 갈아주었는가가 결과를 좌우한다. 물속 헤모글로빈 농도가 어느 정도 올라가면 그 뒤로는 뼈에서 더 빠져나오지 않고 평형에 도달하기 때문이다. 같은 물에 세 시간 담가두는 것보다, 40분씩 세 번 물을 갈아주는 쪽이 훨씬 깨끗하다.

기준은 이렇다. 등뼈 1kg 이하면 에 물 2회 교체, 2kg까지는 에 3회, 그 이상이면 에 4회 교체한다. 반드시 찬물이어야 하며, 미지근한 물을 쓰면 표면 단백질이 익어 안쪽 핏물이 갇힌다. 여름철에는 실온에 두지 말고 냉장고에 넣어 담근다.

물에 굵은소금이나 식초를 조금 넣어 담그는 방식도 널리 쓰인다. 소금은 삼투압으로 핏물을 빼내는 데 도움이 되지만 과하면 살이 질겨지므로 물 2L에 소금 1큰술 정도가 상한선이다. 마지막 물 갈이 때는 손으로 뼈를 하나씩 잡고 구멍 안쪽까지 흐르는 물에 헹궈 응고된 핏덩이를 빼내야 한다. 이 마지막 손질을 건너뛰면 앞의 두 시간이 대부분 무의미해진다.

초벌 삶기와 향신 채소로 누린내 끊기

핏물을 뺀 등뼈는 곧바로 양념하지 않고 한 번 삶아 버린다. 넉넉한 물에 등뼈를 넣고 센 불로 올린 뒤, 끓기 시작한 시점부터 5~8분을 잰다. 이 시간이 지나면 표면에 회색 거품과 함께 잔여 핏물, 뼛가루가 한꺼번에 떠오른다. 여기서 물을 통째로 버리고, 뼈는 찬물에 옮겨 하나씩 문질러 헹군다. 이때 나오는 거품을 아깝다고 걷어내며 그대로 끓이면 국물이 끝까지 탁하다.

초벌 삶는 물에 향신 재료를 함께 넣으면 효과가 커진다. 통후추 10~15알, 월계수잎 2장, 양파 반 개, 대파 뿌리 부분, 청주나 소주 3큰술 정도면 충분하다. 알코올은 끓는 동안 휘발하면서 냄새 성분을 함께 데리고 나가는 역할을 한다. 커피 원두나 인스턴트 커피를 넣는 방법도 돌아다니는데, 냄새를 덮는 효과는 있어도 국물에 쌉쌀한 맛이 남을 수 있어 초보자에게는 권하기 어렵다.

초벌을 마친 뼈는 만졌을 때 미끈거리지 않고 뽀득한 느낌이 나야 한다. 아직 미끈하다면 헹굼이 부족한 것이므로 한 번 더 씻는다. 여기까지가 감자탕레시피에서 가장 지루하지만 맛의 8할이 결정되는 구간이다.

양념장 황금 비율과 넣는 순서

양념은 물에 풀지 않고 초벌한 등뼈에 먼저 버무린다. 뼈 표면에 양념이 한 겹 입혀진 뒤 물을 부어야 살 안쪽까지 간이 들어간다. 물부터 붓고 양념을 풀면 국물만 짜고 살은 심심한 상태가 되기 쉽다. 아래는 4인분(등뼈 1.6kg) 기준이며, 인원이 달라지면 위 계산기가 자동으로 환산해 준다.

4인분(등뼈 1.6kg) 기준 감자탕 양념장 배합. 큰술은 15ml 계량스푼 기준이며, 매운맛을 조절할 때는 고춧가루와 고추장만 함께 늘리거나 줄인다.
재료분량역할
고춧가루(고운 것)4큰술색과 매운맛, 국물 점도
된장3큰술잡내 제거와 구수함의 뼈대
고추장1.5큰술단맛과 감칠맛 보조
다진 마늘4큰술누린내 억제, 감자탕 특유의 향
국간장2큰술간 맞추기, 색 보정
청주 또는 소주4큰술냄새 성분 휘발
생강가루1/2작은술돼지 특유의 향 정리
들깨가루6큰술마지막 3분 전 투입

비율에서 눈여겨볼 것은 된장이 고추장보다 두 배 많다는 점이다. 감자탕은 고추장 기반의 매운 찌개가 아니라 된장 기반의 구수한 탕에 가깝다. 고추장을 늘리면 단맛이 앞으로 나오면서 국물이 텁텁해지고, 오래 끓일수록 바닥에 눌어붙는다. 마늘을 4큰술이나 넣는 것이 많아 보이지만, 오래 끓이면 매운맛은 사라지고 단맛과 향만 남는다.

단맛이 필요하다면 설탕 대신 양파를 반 개 더 넣거나 매실청 1큰술을 쓰는 편이 낫다. MSG를 소량 쓰는 것 역시 선택지이지만, 등뼈를 제대로 우렸다면 굳이 넣지 않아도 감칠맛이 부족하지 않다.

우거지·시래기 손질에서 갈리는 식감

배추 겉잎을 펼쳐 놓은 우거지, 잎맥이 굵고 흰 줄기 부분이 두툼하다
Figure 2. 우거지는 배추의 겉잎이다. 흰 줄기 부분이 두꺼울수록 데친 뒤 겉껍질을 벗겨야 질기지 않다. Photo: 국립국어원 / Wikimedia Commons

우거지와 시래기는 자주 섞여 쓰이지만 원재료가 다르다. 우거지는 배추의 겉잎, 시래기는 무청을 말린 것이다. 감자탕에는 배추 우거지가 더 흔히 쓰이며, 구수한 향을 더 원하면 시래기를 섞기도 한다. 어느 쪽이든 손질 원칙은 같다.

말린 것을 샀다면 미지근한 물에 6시간 이상 불린 뒤, 끓는 물에 30~40분 삶고 그대로 식을 때까지 둔다. 삶은 물에서 바로 건지지 않고 식히는 동안 조직이 부드러워진다. 삶은 우거지를 사 왔다면 이 과정은 생략하고 흐르는 물에 두세 번 헹구기만 하면 된다.

여기서 결정적인 차이가 나는 손질이 줄기 겉껍질 벗기기다. 데친 우거지의 두꺼운 흰 줄기 끝을 손톱으로 긁으면 얇은 막이 벗겨진다. 이 막이 질긴 식감의 주범이므로, 줄기가 굵은 잎만이라도 벗겨내면 씹는 느낌이 확연히 달라진다. 손질한 우거지는 된장 1큰술과 들기름 1큰술로 미리 조물조물 무쳐 두었다가 등뼈와 함께 넣으면 따로 놀지 않는다.

감자탕레시피 본 조리 7단계

냄비 안에서 붉은 국물과 함께 끓고 있는 돼지 등뼈와 우거지, 국자가 담겨 있다
Figure 3. 본 조리 구간. 뚜껑을 살짝 열어 두고 중약불을 유지해야 국물이 맑게 진해진다. Photo: Wikimedia Commons
  1. 양념 버무리기 — 초벌해 헹군 등뼈를 냄비에 담고 양념장을 넣어 손으로 고루 버무린 뒤 10분 둔다.
  2. 물 붓기 — 등뼈가 잠기고 손가락 두 마디쯤 더 올라오게 물을 붓는다. 4인분이면 3.6L 안팎이다. 이때 대파 흰 부분과 양파 반 개를 통째로 넣는다.
  3. 센 불 15분 — 뚜껑을 열고 센 불로 끓인다. 떠오르는 거품은 두세 번에 걸쳐 걷어낸다.
  4. 중약불로 낮추고 30분 — 뚜껑을 살짝 열어 둔 채 끓인다. 완전히 닫으면 지방이 과하게 유화되어 국물이 뻑뻑해진다.
  5. 감자와 우거지 투입 — 껍질 벗겨 반으로 자른 감자와 무쳐 둔 우거지를 넣고 15~20분 더 끓인다.
  6. 간 보기 — 감자에 젓가락이 쑥 들어가면 국간장이나 소금으로 최종 간을 맞춘다. 국물이 졸아 짜졌다면 끓는 물로만 보충한다.
  7. 마무리 3분 — 들깨가루, 어슷 썬 대파, 청양고추를 넣고 3분만 더 끓인 뒤 불을 끈다.

압력솥을 쓴다면 4번 단계를 추로 대체한다. 추가 흔들리기 시작한 뒤 15분이면 살이 뼈에서 분리될 정도로 익는다. 다만 압력솥은 수분이 거의 날아가지 않으므로 물을 처음부터 20% 적게 잡아야 하고, 감자는 압력을 뺀 뒤 일반 냄비 상태에서 따로 넣어야 형태가 남는다.

불 조절 요령

가정용 가스레인지 기준으로 중약불은 국물 표면이 전체적으로 부글거리지 않고 가장자리에서만 잔잔하게 올라오는 정도다. 인덕션이라면 최대 화력의 3~4단계 수준이다. 이 상태를 유지하면 물 손실이 시간당 10% 안팎으로 억제되므로 중간에 물을 보충할 일이 거의 없다.

감자를 넣는 타이밍

감자탕에서 감자가 뭉개지는 것은 대부분 너무 일찍 넣어서 생긴다. 감자는 중약불 국물에서 15~20분이면 속까지 익는다. 처음부터 등뼈와 함께 넣고 한 시간을 끓이면 겉이 다 풀어져 국물이 걸쭉해지고, 정작 감자 맛은 남지 않는다.

품종도 영향을 준다. 수미 감자는 전분이 적고 조직이 단단해 오래 끓여도 형태가 남는 편이고, 두백이나 분질 감자는 잘 부서지는 대신 국물에 구수한 전분 맛을 낸다. 국물의 걸쭉함을 원한다면 감자 한 개만 미리 넣어 풀어지게 두고, 나머지는 나중에 넣어 형태를 살리는 방식이 실용적이다.

크기가 큰 감자는 반으로 자르되 모서리를 살짝 돌려 깎으면 끓는 동안 부딪혀 부스러지는 것을 줄일 수 있다. 껍질을 벗긴 감자는 찬물에 5분 담가 겉면 전분을 씻어 내고 넣는다. 감자의 영양 성분과 하루 적정량이 궁금하다면 별도로 정리해 둔 글을 참고해도 좋다.

들깨가루·사리·볶음밥으로 마무리하기

뚝배기에 담긴 감자탕과 흰쌀밥, 김치 등 밑반찬이 함께 차려진 한 상
Figure 4. 들깨가루를 넉넉히 올려 낸 한 상 차림. 밥과 함께 낼 때는 국물을 조금 더 넉넉하게 잡는다. Photo: SteFou! / Wikimedia Commons

들깨가루는 감자탕의 인상을 완성하는 재료다. 들깨(Perilla frutescens)를 볶아 빻은 가루로, 지방 함량이 높아 국물에 넣으면 자연스럽게 걸쭉해지면서 고소한 향이 얹힌다. 다만 넣는 시점이 중요하다. 오래 끓이면 기름이 분리되면서 텁텁한 뒷맛이 남으므로, 불을 끄기 3분 전에 넣고 한 번만 저어 준다. 껍질째 빻은 거피 안 한 들깨가루는 향이 강한 대신 입에 걸리는 느낌이 있어, 처음이라면 거피 들깨가루가 무난하다.

사리는 국물이 절반쯤 남았을 때가 적기다. 감자수제비는 밀가루 1컵에 물 6큰술, 소금 한 꼬집, 들기름 1작은술을 넣고 반죽해 30분 냉장 숙성한 뒤 얇게 떼어 넣는다. 당면을 넣을 때는 미리 20분 불려 두어야 국물을 과하게 빨아들이지 않는다. 라면 사리는 국물 간이 이미 맞춰진 상태에서 넣으면 짜지므로 물 반 컵을 추가하고 넣는 것이 좋다.

남은 국물로 만드는 볶음밥이 사실상 마지막 코스다. 국물이 바닥에 자작하게 남은 상태에서 밥 두 공기, 김가루, 참기름, 잘게 썬 김치를 넣고 주걱으로 눌러 가며 볶는다. 냄비 바닥에 눌은 부분이 생길 때까지 3~4분 두었다가 긁어 섞으면 식당에서 내는 맛에 가까워진다.

감자탕과 뼈해장국은 무엇이 다른가

돌솥에 등뼈와 우거지, 콩나물을 얹어 1인분으로 차려 낸 뼈해장국
Figure 5. 1인분 뚝배기로 나오는 뼈해장국. 같은 등뼈를 쓰지만 국물과 곁들임 구성이 다르다. Photo: Wikimedia Commons

둘은 재료가 거의 같아 혼동되지만, 상차림의 목적이 다르다. 감자탕은 여럿이 나눠 먹는 전골에 가깝고, 뼈해장국은 1인분 뚝배기로 밥과 함께 내는 국에 가깝다. 이 차이가 국물 농도와 건더기 구성 전반을 바꾼다.

감자탕·뼈해장국·등뼈찜의 조리 방향 비교. 같은 돼지등뼈를 쓰더라도 국물 양과 마무리 재료에서 갈린다.
구분감자탕뼈해장국등뼈찜
제공 단위2인분 이상 전골1인분 뚝배기2인분 이상
국물 양(1인)700~900ml350~450ml거의 없음
핵심 건더기감자, 우거지, 사리우거지, 콩나물대파, 떡, 버섯
양념 방향된장 중심 구수함맑고 개운함간장·고추장 조림
마무리들깨가루, 볶음밥밥 말기졸여서 윤내기

이름에 얽힌 속설도 하나 짚고 갈 만하다. 감자탕의 감자는 채소 감자가 아니라 돼지 등뼈 부위 이름이라는 이야기가 널리 퍼져 있지만, 국어사전이나 축산 부위 분류에서 그런 명칭은 확인되지 않는다. 근거가 분명하지 않은 설로 보는 것이 정확하며, 실제 조리에서는 채소 감자가 핵심 재료로 들어간다.

칼로리와 나트륨, 덜 부담스럽게 먹는 법

감자탕은 국물 요리 중에서도 열량과 나트륨이 함께 높은 편이다. 농촌진흥청 국가표준식품성분표를 기준으로 하면 돼지 등뼈는 100g당 200kcal 안팎, 삶은 감자는 100g당 70kcal 내외다. 여기에 국물의 염분이 더해지면 한 그릇이 하루 나트륨 권장 범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게 된다.

1인분 기준 대략적인 영양 부담 추정치. 등뼈 400g, 감자 1.5개, 국물 700ml 기준이며 양념 배합에 따라 달라진다.
항목추정치참고
열량850~1,000 kcal밥 한 공기 300kcal 별도
나트륨1,700~2,300 mg국물을 다 먹었을 때 기준
단백질45~55 g성인 하루 권장량 상회
국물만 남겼을 때나트륨 40% 감소건더기 위주로 먹는 경우

2020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에서 성인의 나트륨 만성질환위험감소섭취량은 하루 2,300mg이다. 질병관리청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우리나라 성인의 실제 섭취량은 오랫동안 3,000mg대에 머물러 왔는데, 그 상당 부분이 국물 요리에서 나온다. 감자탕 한 그릇의 국물을 남기지 않고 다 먹으면 그날 하루치를 거의 채우는 셈이다.

부담을 줄이는 방법은 단순하다. 국물을 밥에 말기보다 건더기 위주로 먹고 국물은 절반쯤 남기는 것만으로도 나트륨 섭취가 눈에 띄게 줄어든다. 조리 단계에서는 국간장을 1큰술 줄이는 대신 다시마 한 조각을 함께 우려 감칠맛을 보완하는 방식이 실효성이 있다. 기름이 신경 쓰인다면 끓인 뒤 한 김 식혀 냉장고에 두었다가 굳은 지방층을 걷어내고 다시 데우면 지방을 크게 덜어낼 수 있다.

자주 나오는 실패와 되살리는 법

  • 국물이 멀겋다 — 끓인 시간이 부족한 경우다. 중약불로 20분 더 끓이고, 그래도 부족하면 들깨가루 2큰술과 감자 한 개를 으깨 넣어 점도를 올린다.
  • 누린내가 난다 — 이미 끓인 뒤라면 청주 2큰술과 다진 마늘 1큰술, 생강가루 약간을 추가하고 뚜껑을 연 채 10분 더 끓인다. 근본 해결은 다음번 핏물 빼기에서 물 갈이를 늘리는 것이다.
  • 국물이 짜다 — 맹물을 부으면 맛이 통째로 흐려진다. 끓는 물을 조금씩 넣으면서 감자나 무를 추가해 염분을 흡수시키는 편이 낫다.
  • 살이 뼈에서 안 떨어진다 — 익는 시간이 부족한 것이다. 15분 단위로 더 끓이며 확인한다. 젓가락으로 살을 밀었을 때 결이 갈라지면 완성이다.
  • 기름이 과하다 — 끓이는 중간에 국자로 표면 기름을 걷어내거나, 키친타월을 국물 위에 잠깐 얹었다 떼는 방법이 빠르다.

남은 감자탕 보관과 재가열

등뼈 요리는 한 번에 많이 끓이게 되므로 보관이 중요하다. 상온에 두면 여름철에는 두 시간 안에도 세균이 증식할 수 있어, 식품의약품안전처 권고대로 조리 후 2시간 이내에 냉장하는 것이 안전하다. 뜨거운 상태로 통째로 냉장고에 넣으면 중심부가 천천히 식으면서 오히려 위험 구간에 오래 머무르므로, 넓은 용기에 나눠 담아 빨리 식힌 뒤 넣는다.

냉장 보관은 2~3일, 냉동은 한 달 정도가 현실적인 기준이다. 냉동할 때는 국물과 건더기를 함께 담되 감자는 빼는 편이 낫다. 감자는 얼었다 녹으면 조직이 무너져 퍼석해지기 때문에, 다시 데울 때 새로 넣는 것이 식감 면에서 낫다.

재가열은 전자레인지보다 냄비를 권한다. 전자레인지는 뼈 주변만 뜨거워지고 국물은 미지근한 상태가 되기 쉽다. 냄비에 옮겨 중불로 끓어오를 때까지 데우고, 들깨가루와 대파는 이때 새로 넣어야 향이 산다. 재가열은 한 번만 하는 것이 원칙이며, 데웠다 식히기를 반복한 국은 버리는 편이 안전하다.

자주 묻는 질문

Q. 핏물을 못 뺐는데 바로 끓여도 되나요? 시간이 없다면 초벌 삶기를 두 번 하는 것으로 어느 정도 보완된다. 끓는 물에 5분 삶아 버리고, 새 물에 향신 채소를 넣어 5분 더 삶은 뒤 헹구면 핏물 빼기를 한 시간 한 것과 비슷한 수준까지는 올라온다.

Q. 등뼈 대신 목뼈를 써도 되나요? 가능하다. 목뼈는 살이 더 두툼하게 붙어 있어 뜯어 먹기 좋은 대신 골수가 적어 국물은 다소 연하다. 목뼈를 쓸 때는 물을 10% 줄이고 끓이는 시간을 10분 늘리면 균형이 맞는다.

Q. 우거지를 못 구했을 때 대체할 재료가 있나요? 데친 얼갈이배추나 데친 알배추 겉잎이 가장 가깝다. 시래기를 쓰면 향이 더 진해지고, 급할 때는 데친 근대나 청경채도 쓸 수 있지만 조직이 약해 오래 끓이면 풀어진다.

Q. 들깨가루를 꼭 넣어야 하나요? 없어도 감자탕은 완성된다. 다만 국물의 고소함과 점도가 확실히 달라지므로, 없다면 볶은 통들깨를 절구에 살짝 빻아 넣거나 들기름 1큰술로 향만이라도 보완하는 편이 낫다.

Q. 미리 만들어 두면 맛이 더 좋아지나요? 하루 정도 지난 감자탕은 양념이 살 속까지 배어 맛이 안정된다. 대신 감자는 형태가 무너지므로, 손님 초대처럼 모양이 중요한 자리라면 전날 등뼈만 끓여 두고 당일에 감자와 우거지를 넣어 마무리하는 방식이 좋다.

Q. 아이와 함께 먹으려면 어떻게 조절하나요? 고춧가루와 고추장을 절반으로 줄이고 청양고추를 빼면 순한 맛이 된다. 아이 몫은 매운 양념을 넣기 전, 초벌 삶고 된장·마늘만으로 끓인 단계에서 국물과 살을 덜어 두는 방식이 가장 확실하다.

마무리

감자탕레시피의 성패는 화려한 양념이 아니라 앞단의 손질에서 갈린다. 찬물에 담가 물을 여러 번 갈고, 한 번 삶아 버리고, 양념을 뼈에 먼저 입힌 뒤 중약불로 시간을 들이는 것. 이 네 가지만 지키면 나머지는 취향의 문제다. 감자를 언제 넣을지, 들깨가루를 얼마나 쓸지, 사리를 무엇으로 할지는 몇 번 끓여 보면서 집의 입맛에 맞춰 가면 된다. 위 계산기로 인원수에 맞는 분량을 잡아 두고 시간표대로만 따라가면, 처음 등뼈를 사 온 사람도 첫 솥에서 실패할 일은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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